실제 장례와 현실적 준비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하루 일기

동그란나 2025. 10. 18. 01:53
반응형

죽음은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다가오는 현실입니다.

오늘은 죽음을 준비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의 시선으로,
그 하루를 담담하게 기록해보려 합니다.

06:40 – 아침이 온다는 것

눈을 뜹니다.
이불속 온기, 창밖의 햇살, 조용한 숨소리.
그 무엇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도 살 수 있구나.”
말기 진단을 받은 이후, 매일 아침 가장 먼저 드는 생각입니다.
아침이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작은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09:10 – 약과 함께 시작되는 하루

처방된 약을 챙겨 먹습니다.
몸은 느리고 무겁지만,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기 위한 의식입니다.

간호사의 방문, 가벼운 대화, 혈압 체크.
이전엔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는 하루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살아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12:30 – 짧지만 깊은 점심 식사

입맛은 줄었지만 식사를 거르지 않습니다.
딸이 싸준 죽을 천천히 떠먹으며,
맛보다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이 됩니다.

먹는 동안 문득, 예전 가족들과 함께 웃던 밥상이 떠오릅니다.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됩니다.

15:00 –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 초인종, 전화 벨소리.
기다리는 마음은 자주 외롭지만,

그 안에는 희망의 온기가 담겨 있습니다.

오랜 친구가 문병을 왔습니다.
서로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
그걸로 충분합니다.

19:40 – 하루의 끝에서 쓰는 마음

조용히 음악을 틀고, 일기를 씁니다.
이 하루를 무사히 마친 스스로에게 “잘 버텼어”라는 말을 해봅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단지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삶을 더 깊이 살아내는 일입니다.

마무리하며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 있음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는 일입니다.

하루하루가 유한하다는 사실은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바라보게 합니다.
사소했던 것들이 귀하게 느껴지고,
미뤄왔던 말들을 꺼내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이 하루 일기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지금 이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보는 것,
그게 죽음을 준비하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반응형